전국 레미콘 업체들이 일제히 생산 중단에 돌입하면서 아파트 등 건축공사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건설현장은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면서 공사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19일 레미콘 납품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이날 0시를 기해 무기한 생산중단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레미콘업체들은 자율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원가 이하로 레미콘을 납품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납품은 어렵다며 무기한 생산 중단에 돌입했다. 적자 납품을 용인하던 대형 레미콘업체들도 생산 중단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조합에 소속된 업체가 생산하는 물량이 전체 수요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업체가 생산 중단에 나서면 건설 현장의 파행은 전국적으로 빚어질 전망이다.
레미콘업계는 "시멘트와 자갈이 지난해보다 각각 30%, 26% 가량 올랐지만 레미콘 가격은 최근 5년간 제조원가를 밑돌고 있다"며 "레미콘 가격이 ㎥당 최소한 12% 오르지 않을 경우 저급 골재를 사용해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레미콘 생산이 중단된 상황에선 절대 가격 협상에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관계자는 "레미콘업체들이 협상을 요구하면서 생산을 중단한 것은 모순"이라며 "레미콘 생산과 공급을 재개해야 가격 협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강경한 입장 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현장에서는 공사가 중단되는 등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레미콘 타설을 미루고 철근 또는 거푸집 등 다른 공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레미콘 공급 중단이 계속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뒤따를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레미콘 타설이 필요한 전국 26개 아파트 등의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서 대체 공정을 마련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판교신도시 현장도 이날 레미콘 공급이 끊기자 향후 일주일간은 내부 마감 쪽으로 공정을 돌렸다.
현대건설은 레미콘 파업이 예고되자 일부 현장의 콘크리트 타설공사의 80% 앞당겨 실시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만 판교신도시 등 2개 아파트 현장에서는 이날 콘크리트 공정이 중단됐다.
GS건설도 서울 신길 자이, 인천 영종 자이 등 서울과 수도권 11개 아파트 건설현장의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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