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폐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 공기업의 통합을 반대해 온 국토해양부가 '찬성'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두 기관의 주무부처가 통폐합을 용인함에 따라 공공기관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도 주공과 토공을 통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통폐합에 따른 진통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과정에서 불거질 양 기관의 갈등은 물론 혁신도시 이전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1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주공과 토공을 먼저 통합한 뒤 중복 기능과 조직을 축소하고 일부 기능은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주공과 토공의 처리방침이 정부차원에서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두 기관을 통합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는 없다"고 말해 사실상 국토부의 방침이 통합 쪽으로 가닥이 잡혔음을 시사했다.
국토부는 지난 2001년 두 기관의 통합을 시도하다가 무산된 이후에는 두 기관이 너무 비대해져 통합할 경우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계속 반대해 왔다.
국토부가 '통폐합'에 찬성 쪽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두 기관의 통합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기관이 통폐합되면 기능과 인력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뒤따를 전망이다. 우선 토공과 주공의 중복 업무인 택지개발사업관련 인력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 민간에 택지개발사업권이 점차적으로 확대되다 보면 인원은 더 감축될 가능성이 높다.
또 주공의 업무 가운데 분양주택 건설과 관련해 중대형 주택은 제외되고 소형만 남을 것으로 보여 분양주택 업무관련 인원도 축소될 전망이다. 주택관리업무도 지방자치단체로 넘기거나 민간 기관에 아웃소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先)통합-후(後)구조조정' 방안은 주공이 악성부채가 많다는 이유로 토공은 달가워 하지 않고 있다.
혁신도시 이전 문제도 부담이다. 현재 주공과 토공은 각각 경남과 전북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두 기관이 통합되면 이전 후보 도시 중 한 곳은 혁신도시를 추진할 수 없게 돼 해당 지자체의 반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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