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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천정은 어디에...", 배럴당 127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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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5-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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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지진 피해 여파 ↑

국제유가의 최고가 경신 행진이 재개됐다. 쓰촨성 대지진에 따른 중국의 수요 증가로 인한 수급 불균형 확산 전망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이 미흡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76센트 오른 127.05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년간 국제유가 추이 <출처: bigcharts>
이는 사상 최고가로 국제유가는 지난 1983년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종가기준 127달러를 넘어선 셈이 됐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지난 주말에 비해 배럴당 8센트 오른 125.07달러로 마감했다.

최악의 지진 사태를 겪고 있는 중국의 발전용 경유 수요가 크게 늘어나 수급불안이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MF글로벌의 존 킬더프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발생한 지진 참사가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중국이 8000t이 넘는 석유제품을 푸는 등 피해 지역에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케빈 커 대표는 "장기적으로 중국 지진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중국의 인프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증산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유가 안정을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원유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은 최근 유가의 강세가 달러 약세에 기인한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유가 상승이 공급 문제가 아니라며 사우디가 하루 945만배럴로 3.3% 증산한다고 하더라도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켈릴 의장은 또 "오는 9월 정례 각료회담 이전에 증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제리 석유장관을 겸하고 있는 켈릴 의장은 "유가 상승이 수급과 관련된 것이 아닌 상황에서 증산에 나설 필요는 없다"면서 "달러 약세 문제를 잡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OPEC 차원에서 증산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의 혜택을 보는 산유국들이 서둘러 증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BNP파리바의 톰 벤츠 브로커는 "OPEC은 지금 매우 행복할 것"이라면서 "사우디의 증산 결정은 유가의 하락을 이끌지 못할 것이 뻔하다"고 평가했다.

와코비아증권의 에릭 위트나우어 애널리스트 역시 "일부에서 사우디의 증산이 유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우디의 증산으로 유가가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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