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밤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열린 집회 도중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그의 딸 사샤와 함께 나란히 선 채 손을 흔들어 지지자들에게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
20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오리건 주에서 승리하여 선출직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해 자신의 승리가 임박했음을 선언했다.
같은 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켄터키 주에서 65%의 지지율을 얻어 오바마를 35%차로 대파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힐러리와의 길었던 접전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오바마는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과의 양자대결 구도를 굳히게 되었다.
이날 오리건주 경선이 마무리된 뒤 오바마는 아이오와 디모인으로 자리를 옮겨 집회를 열고 눈앞으로 다가온 경선 승리를 자축했다. 그는 6000여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는 오바마가 경선 초반 클린턴의 기세에 밀리던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첫 승을 안겨준 오바마 돌풍의 진원지이자 11월 대선의 전략지역으로 꼽힌다.
오바마는 연설 내용 전반을 통해 자신이 클린턴을 제치고 승기를 잡았다는 확신을 드러내는 동시에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와의 대결로 관심의 초점을 옮겼다.
오바마는 매케인 의원의 각종 공약들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여정이 길고 힘들지라도' 미국을 위대한 변화로 이끌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연설에서 힐리리 의원을 “아주 강력한 경쟁상대”라며 “이번 경선이 어떻게 끝나든 클린턴 의원은 신화를 창조하고 장벽을 부수었으며 우리의 딸들이 나이 들면서 살아갈 미국을 바꾸어 놓았다”고 격찬하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힐러리는 켄터키주 경선 승리가 확정된 뒤 오바마가 8월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지명되는데 필요한 ‘매직넘버’ 대의원 수 2026명을 채우려면 50명이나 부족한 상황을 지적했다.
앞으로 남은 경선은 푸에르토리코와 몬태나, 사우스 다코다 등 3개 지역으로 총 86명의 대의원이 걸려있으나 힐러리가 이들 지역에서 전승한다 해도 역전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힐러리는 남은 경선을 완주할 것임을 다짐하며 "우리 둘 다 '매직 넘버'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아주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선출직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함에 따라 아직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200명 가량의 슈퍼 대의원도 오바마 지지로 급속히 선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전국 지지도에서도 55%로 힐러리의 39%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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