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중국 차이나텔레콤이 1100억위안(약 16조원)에 경쟁업체인 차이나유니콤의 이동통신사업을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
중국 통신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 최대 유선통신업체인 차이나텔레콤이 1100억위안(약 16조원)에 경쟁업체인 차이나유니콤의 이동통신사업을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로 중국 통신업계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이날 두 기업의 행보는 업계 '판짜기'의 본격적인 수순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차이나유니콤은 유럽형 이동통신 방식인 GSM과 미국형 방식인 CDMA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으며 GSM 사업부는 차이나넷콤과 합병하고 CDMA 사업부는 차이나텔레콤과 합병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업계 재편의 가장 큰 성과로 그동안 차이나모바일이 주도하던 중국 이동통신시장이 본격적인 경쟁구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차이나텔레콤의 왕샤오추 회장은 "차이나유니콤에 지급한 가격이 예상보다 조금 비싼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를 통해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낼 것이며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빠르게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차이나텔레콤 입장에서는 유선전화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이동통신사업에 하루라도 빨리 진입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차이나유니콤은 4190만명의 CDMA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GSM 가입자는 1억2100만명이다.
지난달 차이나모바일이 중국철도통신을 합병하면서 시작된 중국의 통신시장 개편의 궁극적인 목표가 기존의 독점적인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시장 개편이 마무리되면서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해 중국철통,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넷콤, 중국위성통신 등 6개사는 3개로 통합된다.
한편 통신시장 개편의 가장 큰 수혜자는 통신장비 및 시설업종이 될 전망이다. 중국 통신시장에 본격적인 시장경쟁체제가 갖춰질 경우 세계 최대 이동통신기기업체 노키아를 비롯해 이동통신장비업체 에릭슨 같은 기업들의 매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개편에도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3개사로 통합되면서 경쟁 구도가 갖춰지더라도 업체들이 기존 가격대를 포기하면서까지 공격적인 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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