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말라카 해협 등 아시아 주요 자원 매장 지역에서 자원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
국제유가가 천정을 모르고 치솟으면서 에너지에 '배고픈' 아시아 지역에 지정학적인 위기감이 고조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을 비롯해 고성장을 지속하는 아시아 주요 국가간의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아시아의 자원 확보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티모시 키팅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아시아 주요국들 사이에 에너지 자산 확보 경쟁이 자칫 지정학적인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남중국해에서의 위기감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남중국해에는 문서화되거나 관행적으로 구축된 규칙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까지 남중국해에 묻힌 자원은 채굴이 어렵고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에서 그다지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원 탐사 기술이 발달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나들면서 많은 자원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남중국해의 천연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필리핀이다.
2주전 러시아의 공룡기업인 가즈프롬은 베트남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과 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인근 4곳의 유전지역 개발에 착수했다.
키팅 사령관은 "(남중국해의) 자원 개발과 관련해 혼란과 대결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한 공조가 필수"라면서 "각국의 우선권에 대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역시 최근 아시아안보정상회담에 참석한 자리에서 "아시아 지역의 번영은 국제적인 표준을 따라야 하며 공동의 자원을 보호해야 하는 공통의 책임에 기초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자원 확보 경쟁이 불붙고 있는 것은 중국 선두로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소비하는 원유는 일일 산유량의 3배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페르타미나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 지역의 일일 산유량은 850만배럴 정도다.
페르타미나의 위드야완 프라위라트마자 선임 부사장은 "아시아 지역의 원유 안보 문제는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던 것"이라면서 "바다를 통한 자원 확보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에너지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이 자원 확보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파키스탄과 스리랑카와 같은 국가들의 민간 항구 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아시아 인프라스트럭처에서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신문은 최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의 말라카 해협에서의 선박 이동에 대해 주변국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자원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