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오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에너지 정상회담을 통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이 고유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공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지난 주 기록적인 139달러를 돌파한 유가 초강세와 관련해 미국은 ‘수급 차질 때문’, OPEC은 ‘투기와 달러 약세 탓’이라며 이견을 보여온 가운데 이번 회동에서 ‘기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OPEC은 이번 회동에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도 참여토록 초청하는 한편 석유 투기의 ‘주범’으로 지목해온 헤지펀드도 ‘와서 할 말은 하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OPEC의 압둘라 알-바드리 사무총장은 11일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고유가의 원인이 정말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투기세력 또는 또 달러(약세)가 문제인가? ”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왜 유가가 올랐으며 누가 비난을 받아야하는지 해결책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알-바드리 사무총장은 지난 4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전 세계 에너지 장관 회담이 별다른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 회담은 고유가를 막는다는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는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유가의 원인을 밝혀내자는 이번 제안에 대해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도 OPEC을 몰아붙일 기세가 완연하다.
이번 회담에 조지 부시 대통령 대신 참석할 새뮤얼 보드먼 에너지 장관은 이날 “고유가가 공급 차질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투기 탓이라고 하나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동이 정상회담인 만큼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월가 투자은행들도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요 석유 소비국을 대변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다나카 노부오 사무총장은 11일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가 안정을 위해 (회원국들이 확보하고 있는) IEA 비축유를 방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의 가이 카루소 국장은 11일 내년 유가가 올해보다 배럴당 4달러가 상승한 평균 126달러 내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미국 내 가솔린 소비자 가격도 내년에 갤런당 평균 4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뉴욕시장에서 배럴당 5.07달러 상승해 136.38달러에 거래됐고 런던시장에서도 이날 4.45달러 상승해 135.47달러에 거래됐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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