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유럽, 러시아 등 주요 경제대국 재무장관들이 세계 경제에 식량 및 원유가격의 급등이 신용경색보다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재무장관회의는 이틀간의 회담을 마치고 14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폐막했다.
G8 재무장관회의 | ||
<사진설명: 14일 일본 오사카에서 이틀간의 회담 일정을 마친 G8 국가들의 재무장관들이 포토타임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 |
1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G8 재무장관들은 1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특히 국제 유가와 식료품 가격의 상승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발표하고 이는 “전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심각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마스 미로우 독일 재무장관은 기록적인 유가상승은 곧 “구매력의 막대한 쇠퇴”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G8 재무장관들은 이어 “치솟는 유가의 근본 원인은 수급불안 탓”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상품가격 상승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분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G8 재무장관들은 “전 세계 경제의 하강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며 “계속해서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하는 등 전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G8 재무장관들은 “미국의 주택가격이 추가로 하락하고, 국제 자금시장 및 신용시장의 상황이 계속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전 세계 경기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전망에 있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G8 재무장관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시장 상황이 다소 호전됐다”며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경제 또한 여전히 건실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G8 재무장관 회담 성명에서 의제로 채택될 것인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환율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1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이것을 G8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이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을 사실상 용인하기로 한 것이라고 평했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의 의장국인 일본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재무상은 환율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역시 “금융 시장의 안정, 유로화-달러 환율, 유가 상승 사이에는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혀 환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초 환율은 이번 회의의 최우선 의제가 아니었지만 기자회견을 통한 각국 재무장관들의 발언을 통해 환율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누카가 재무장관은 G8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의 합의가 유효하다”고 지적, 달러 약세에 우려를 표명했던 지난 4월 G7회의 공동성명을 거듭 지지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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