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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미국' 실적 악화에도 CEO 주머니는 '빵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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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6-1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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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위기에도 평균 84억원 챙겨 메릴린치 존 테인830억으로 S&P500 중 1위

최고경영자(CEO)들의 지나친 보수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해 전세계적인 신용위기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CEO들의 연봉은 큰 폭 증가한 것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기업들이 CEO들에게 지급한 보수는 평균 840만달러(약 84억원)에 달했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설명: CEO들의 고액 연봉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해 83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메릴린치의 존 테인 CEO>
통신은 자체 분석 결과를 통해 이같이 전하고 2007년 CEO들의 보수는 전년 대비 28만달러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금융기관은 물론 자동차업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감원이 진행되고 주주 가치 역시 큰 폭 하락한 가운데 CEO들의 보수가 늘어난 것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EO 중 메릴린치의 존 테인 CEO의 연봉은 무려 8300만달러에 달해 가장 많은 돈을 챙겼고 연봉 '톱10'에 든 CEO들의 연봉이 모두 5000만달러 이상을 기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빼앗긴 제너럴모터스(GM)의 릭 왜고너 CEO 역시 보수는 64% 증가한 1570만달러를 받았다.

GM은 지난해 39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했으며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1990년대 말 인터넷 거품이 꺼지고 증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CEO들의 보수에 대해서도 경영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성과급제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지만 여전히 기업 경영 성과에 CEO들의 보수와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KB홈의 제프리 메즈거 CEO는 당초 회사의 수익에 따라 보수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그 역시 회사 손실과는 상관없이 지난해 2440만달러의 보수에 챙겼다. 여기에는 600만달러의 보너스가 포함됐다.

KB홈은 지난해 9억3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강력한 공공근로자 권익보호와 이익창출을하는 정부 기구인 지방공무원노동조합(AFSCME)의 리차드 페랄루토 이사는 "CEO들의 보수는 야바위 게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그들은 더 많은 돈을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위기로 베어스턴스가 파산하는 사태를 겪은 투자은행 업계 역시 지난해 CEO들의 보수는 평균 87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4.5% 감소한 것이지만 같은 기간 주가가 15% 하락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경영 성적과 CEO들이 챙기는 돈과는 별다는 관련이 없다는 평가다.

일부 기업에서는 올해 기업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전년 경영 성과를 이유로 이사회가 CEO에게 높은 보수를 책정하기도 한다.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지난해 신용위기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사회가 전년 사업이 좋았다는 이유로 존 맥 CEO에게 4170만달러의 보수를 지급했다.

한편 에너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CEO들의 보수는 크게 오르지 않거나 또는 일부 기업에서는 경영 성과가 악화되면서 CEO들의 보수가 깎이는 경우도 발생했다.

AP통신은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에너지기업들의 실적이 큰 폭 개선됐지만 CEO들의 보수는 32%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백화점 운영업체인 딜라드는 지난해 소비심리 악화로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CEO인 윌리엄 딜라드의 보수는 3분의1로 줄여 110만달러를 지급했다.

AP는 S&P500 기업 중 상반기 임원 보수 파일을 제출한 4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으며 기본 연봉과 보너스, 스톱옵션 등을 포함시켰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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