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로 어려움을 겪었던 은행들이 하반기에도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악화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익원인 대출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머니무브 현상으로 자금 사정도 악화되고 있어서다.
이에 은행들은 카드와 퇴직연금 등 비은행 부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카드와 보험 등 경쟁업종의 강력한 견제에 부딪히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 경영환경이 상반기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가 악화되면서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펼 수 밖에 없다"며 "하반기부터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은 수익성 악화다.
그동안 은행들은 대출을 늘려 손쉽게 수익을 올려왔지만 앞으로는 대출 확대를 통한 예대마진 챙기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가까이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기업대출도 지난 4월에만 11조원 가량 증가하는 등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에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아 예금이 빠르게 이탈하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비이자수익 확대로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카드 부문의 경우 기존 전업계 카드사는 물론 새롭게 카드업 진출이 허용된 증권사들까지 압박해오고 있다.
일부 은행은 오는 2010년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보험사들의 높은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은 삼성생명 등 보험사들이 이미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올 들어 은행들은 예대마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기업대출을 크게 늘렸지만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출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카드의 경우에도 고물가와 실질소득 감소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자칫 제2의 카드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장현기 금감원 은행경영지도팀장은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잠재적 부실 요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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