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비정규직법’ 확대…사전 준비로 손실 막아야

100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 7월 1일부터 법 적용

오는 7월 1일부터 10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도 비정규직법이 적용되지만 해당 기업들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은 현재 일반적으로 대기업과는 달리 인력 운영에 있어서 업무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차별시정 등 해결해야할 부분을 떠안고 있는 중소기업으로써는 인력 운영에 있어 큰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악의 경우 대량 해고 사태까지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50인 이상 300인 미만인 중소기업 196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거나 할 계획이 있는가’라고 설문한 결과 65.3%가 ‘있다’고 응답했지만 ‘비정규직 기간 동안 업무능력이 검증돼서’(76.6%)의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중소기업 업계 관계자는 “노동부가 중소기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약 12%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며 “결국 중소기업들의 정규직 전환 계획도 경영비용의 부담으로 작용돼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어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련 업계는 “종전 법률에서는 규정되지 않았던 비정규직을 위한 사항들이 명문화 되었다는 점에서 시행 초기에 중소기업의 산업현장 및 기업 인력운영에 상당부분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돼, 비정규직 문제가 인력운영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의 활용이 인력관리의 유연화와 비용절감이라는 차원에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나, 확대 적용되는 비정규직법에 대한 사전 준비와 인력 관리방안의 개선이 없다면 오히려 기업에 큰 부담이 돼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한 준비를 서두를 필요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인노무사 등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인력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정비를 함으로써 합리적인 대안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정완 노무법인 나우 대표는 “비정규직법 대응방안 수립 전 우선적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의 측면에서 대다수의 인력을 계약직, 도급이나 파견근로자로 채용하는 것이 과연 회사의 이익이 되는지 이로 인한 부작용 여부 및 그 정도를 충분히 검토해 인력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무제한적인 비정규직의 사용이나 부적절한 사내하도급의 활용보다는 기업경영환경 등 다른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고려해 장기적 안목에서 인력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의 합리적 인력운영 방안으로 비정규직 활용의 적정화를 위해 직무분석 등을 통해 필요한 최소한의 비정규직 활용과 비정규직의 직무만족도 향상 및 기업조직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체계적 인력관리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비정규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불합리한 차별적 처우 금지와 차별시정 절차 규정에 대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불합리한 차별로 인정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다음 달부터 비정규직 법안이 중소기업에도 확대 적용되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22일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다음달 1일 법이 시행되기 시작하면 대량해고 사태 등 문제가 확산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번 당정 회의에서도 언급했으나 아직도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획재정부가 빨리 중소기업 비정규직 대책을 마련해 국회로 넘기면 곧바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현석 노동부 차별개선과 사무관은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중소기업 비정규직 대책을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발 빠른 대응이 있어야 한다. 비용 부담의 이유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차별시정 신청 등 문제가 붉어질 때 기업의 피해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300인 이상 기업의 비정규직법 시행 후 현재 800건이 넘는 차별시정 신청 접수가 있었다. 이랜드, 코스콤과 동일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전 준비를 통해 기업의 안정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정규직법은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2년을 초과해 사용한 경우 무기계약으로 간주, 2년의 파견기간 초과 시 사용사업주의 고용의무를 부과하고 불법파견 시 파견사업주 적용벌칙조항을 사용사업주에게 동일하게 적용, 비정규직근로자에 대한 이유 없는 차별금지를 명문화 하고 노동위원회를 통한 차별시정절차 신설 및 시정 불이행 시 벌칙적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나원재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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