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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결국 파산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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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1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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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A·메릴린치 합병 합의 연준 대규모 유동성 공급

미국의 신용위기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대적인 자구책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듯 했던 리먼브라더스가 결국 파산신청이 불가피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일제히 미국 4위 증권사인 리먼브라더스의 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리먼 경영진이 파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위기 이후 월가에 '대마불사(大馬不死)'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먼이 결국 파산 절차를 밟을 경우 월가에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합종연횡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 잇따른 자산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라덴부르크 탈만의 리차드 보브 애널리스트는 "리먼의 파산은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전세계적으로 신용 위기가 확산되고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먼 파산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매각 협상이 잇따라 결렬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외부 자본의 수혈없이 리먼의 회생이 불가피한 가운데 한국 산업은행을 비롯해 주요 금융기관들이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2일부터 3일에 걸쳐 월가 금융기관의 고위 관계자들과 리먼브라더스의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했다.

앞서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크리스토퍼 콕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 정책 당국자들과 골드만삭스를 포함해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JP모간 체이스 등 월가 금융기관 최고경영진들이 리먼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 역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영국 3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14일 당국의 지원 없는 리먼 인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역시 인수를 할 수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입장은 확실하다. 재무부는 민간 기관에 대한 구제금융을 더이상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베어스턴스를 비롯해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양대 국책모기지업체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론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지원은 고려하기 힘들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문제는 당국의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모럴 헤저드'에 대한 우려보다는 리먼이 실질적인 파산 절차에 들어갈 때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사진: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절차를 밟을 경우 여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리차드 풀드 리먼 CEO.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바클레이스와 BOA 등 리먼 인수에 대해 '퇴짜'를 놓은 금융기관들 역시 리먼의 파산에 따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막판 뒤집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리먼 사태 해결을 위한 '답안'이 쉽게 나오지는 못할 전망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바클레이스와 BOA가 이미 인수를 포기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하루 이틀 사이에 입장을 번복하기는 힘든데다 제3의 인수자를 찾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가는 이미 리먼의 파산 절차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OA는 리먼 인수 포기 입장을 밝힌 이후 메릴린치와 합병을 논의한 끝에 440억달러에 인수에 합의했다. 

BOA는 메릴린치를 인수하는 대가로 주당 29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주말 메릴린치의 종가에 비해 70%의 프리미엄을 인정한 것이다. 

양사의 합의로 94년 역사의 메릴린치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BOA는 이번 인수로 M&A 자문을 비롯해 주식 채권 발행과 신용카드, 오토론 등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회사로 재탄생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OA가 위험이 많은 리먼을 인수하는 것보다 메릴린치와 합치는 것이 더욱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풀이했다.

세계 최대 보험사 AIG 역시 항공기 리스 관련 자회사 ILFC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연준은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대비, 금융시장 안정조치에 나섰다. 연준은 리먼이 파산에 들어갈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해 프라이머리 딜러 대출(PDCF)의 담보를 종전의 투재등급 채권에서 주식으로 확대하고 기잔부 국채임대대출(TSLF)의 담보를 기존 'AAA' 채권에서 모든 투자등급의 채권으로 확대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간 금융회사를 위해 이번 유동성 공급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면서 "잠재적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해 BOA와 메릴린치, 바클레이스, 씨티그룹 등 월가 주요 10개 은행 역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7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키로 합의했다.

이들은 각각 70억달러를 투입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절차에 들어갈 경우 금융권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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