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키코(KIKO)로 인한 기업 피해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피해가 전체의 75.8%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외국계은행이 키코 실현이익의 60% 가량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민주당 송영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환율 달러당 1089원 기준) 은행과 기업간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로 인한 기업의 피해액은 모두 517개 기업, 1조6943억원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피해는 46개 업체에 4097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중소기업은 471개 기업에 1조2846억원에 달해 중소기업의 피해액이 전체의 75.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6434억원의 손실은 계약 만료로 이미 실현됐으며, 1조509억원은 평가손실로 집계돼 있어 향후 평가손실까지 현실화할 경우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의 실현손실 6434억원 가운데 외국계은행의 '빅3'인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과의 키코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7.9%인 3072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국내은행 9개사는 42.1% 였다.
또 기업의 실현손실과 평가손실을 합한 총손실 중 이들 은행과의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8745억원으로 51.6%에 달했다.
은행별로는 씨티은행이 4089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신한은행 3272억원, 외환은행 3225억원, 산업은행 1625억원, SC제일은행 1432억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8월말 현재 키코 계약잔액은 6월말보다 22억달러 감소한 79억달러였지만 중소기업의 계약잔액이 471개사 59억달러를 차지해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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