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産銀 민영화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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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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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한파가 더욱 거세지자 산업은행 민영화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부에서도 민영화 완료 시기를 미루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과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민영화 작업을 일단 중단하자는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국정감사와 정기국회에서 산은 민영화 시기를 포함한 민영화 전반에 대해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산업은행 관련 질문에 "최근 금융시장의 위기 고조로 당초 예상한 산업은행 민영화 일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당초 예정대로 추진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민영화와 관계없이 산업은행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회 회기 중에 산은법 개정안이 통과돼 민영화가 확정된다 해도 2012년까지 정부 지분을 모두 털어내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일정이 연기되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내년에 증시 상장에 앞서 해외 투자은행(IB)에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는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강 장관은 지난 6일 "현재 사정이 좋지 않아 주식가격을 제대로 받기 어려우므로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기 조절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 악화로 전이되고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다.

현재 산은은 민영화 계획의 불확실성 때문에 해외에서 자금 조달시 종전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정론이다.

실제로 산은이 올해 공모를 통해 해외 채권을 발행한 경우는 지난1월 10억달러 글로벌 본드 발행, 5월 3억5000만달러 스위스 프랑 채권 발행, 8월 3억달러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전부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산은 민영화 방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김효석 의원은 "감독규정을 강화하면 해결된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나 민영화 모델인 IB들이 쓰러지고 있는 만큼 민영화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숙 의원은 "산은 민영화 논의 과정을 인수위 시절부터 살펴본 뒤 정부가 내세운 금융산업 선진화에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등을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은은 지금에 와서 계획을 바꾸면 더 큰 혼란과 비용을 야기할 뿐이며 일단 법을 개정해 민영화의 기틀을 마련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민영화 일정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는 것이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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