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으로 유입되는 해외자본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최근 수개월에 걸쳐 중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크게 줄었으며 자본유입보다 유출 규모가 더욱 큰 역전 현상까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이같은 흐름은 금융위기 사태가 중국 투자자들과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과도 관련있다는 평가다.
위안화 가치가 올초 강세를 지속한 것이 해외 자본 유입의 주요 요인이었지만 최근 위안 가치 상승이 주춤한 것도 중국 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초 7.3위안대에서 거래되던 위안환율은 7월 중순 6.8위안까지 하락한 뒤 현재 6.83위안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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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9월말 1조9060억달러를 기록했다. |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9월말 기준 외환보유고가 1조9060억달러(약 2300조원)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6월의 1조8090억달러에서 70억달러 증가한 것이지만 증가율은 이전에 비해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무역을 비롯해 기업 투자가 이미 상당 부분 집행됐다면서 신규 자금 유입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씨에테제네럴의 글렌 맥과이어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에서 자본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자본 이탈이라기보다는 핫머니의 청산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7월과 8월에 핫머니 유입이 제한됐으며 9월에만 100억~250억달러가 중국을 떠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자본 유입이 감소하면서 중국 정부의 핫머니 유입에 대한 부담은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급격한 자본 이탈은 중국 자본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증시를 비롯해 부동산 시장에서 해외 자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 글로벌 신용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는 중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당국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금융위기가 중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며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중국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293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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