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업 10곳 가운데 8곳 이상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해소되는 데 약 2~3년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금융업계 18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에 걸리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약 2년' 또는 '약 3년'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전체의 83.9%였다. '약 1년'이라는 응답은 11.7%, '5년 이상'으로 답한 기업은 4.4%로 조사됐다.
국내 금융기업의 88.9%는 이번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일본처럼 장기불황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응답했다.
원인으로는 '미국 정부의 긴축재정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속화'(30.6%), '지속적 세계경제 침체'(25.6%), '신규 투자감소로 인한 산업생산 저하'(25.0%), '월가의 신용위기 추가발생 우려'(16.9%) 등을 꼽았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도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기업들의 51.7%가 이번 사태로 국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응답했다.
또 금융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56.5%), '각종 투자금융(PF) 관련 부실화'(22.4%), `'해외외환차입애로(유동성애로)'(14.7%) 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위기가 장기화 될 경우 걱정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기업의 33.3%가 '일부 자산의 인출요구 증가'를 꼽았다. 뒤이어 'PF금융 부실 증가'(26.1%), '외화유동성 부족'(21.7%), '기타 환차손 피해'(10.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금융사태로 인해 예상되는 변화로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M&A가속화'(35.1%)를 1위로 꼽았다. '세계 금융산업, 탈규제에서 재규제로 선회'(24.4%)와 '세계금융질서 다자구조로의 재편'(24.4%)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금융기업들의 75.6%가 '금융규제완화 기조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이 국내 금융산업의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도 77.7%에 달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는 '금리·환율 안정'(66.7%)이 가장 많았고, 뒤이어 '세계금융공조체체 구축'(12.8%), '외화공급확대'(10.0%)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금융업계들이 금융 부실연체 발생 및 실물경제 장기 침체 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의 불안해소와 금융규제 완화를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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