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완구업체 허쥔(合俊)그룹이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주 광동(廣東)성 동관(東莞) 지역 공장 두 곳을 폐쇄한데 이어 주삼각(珠三角)지역에 위치한 완구업체의 절반이 향후 2년내 도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왕즈광 동관완구협회 부회장이 최근 "동관에 남아있는 3800개 완구 제조업체 가운데 2000개 이상의 업체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간접비용 인상, 글로벌 시장 침체 등을 근거로 이 같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으며 튼튼한 재정 기반이 갖춰진 기업들은 고유의 브랜드로 활로를 모색하기에 어려움이 없겠지만 그 밖의 업체, 특히 OEM 방식에 의존하는 기업들에게는 시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6년 이래 상품 계약가격이 평균 10% 오르는 동안 장난감 생산 비용은 6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경영난에 공장을 폐쇄한 허쥔그룹 공장근로자들이 공장 밖에서 밀린 임금을 요구하며 서있다. |
신상 공개를 꺼려한 동관의 한 완구 공장 사장은 20일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허쥔의 공장폐쇄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그러나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래 내 공장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관에서 크리스마스트리와 선물을 판매하는 샤오용은 공장 주문뿐만이 아니라 소매 판매까지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다.
그는 "동관에 있는 많은 완구업체들이 가진 주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 유럽으로부터의 주문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금융위기가 주문 감소를 직접 이끌었다"고 말했다.
샤오용은 회사가 이번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받은 상품 주문은 지난해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과 미국시장이 중국산 장난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여 2007년 리콜 사태 이후 업체들의 테스트 비용 크게 늘어났다고 샤오용은 덧붙였다.
하이다이(哈一代) 그룹의 샤오선린 회장은 난팡(南方)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시장에 좀더 집중하고 OEM 대신 우리만의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최악에 이를 때 스스로를 보호하는 길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어려운 시간이 되겠지만 피할 수는 없다" 덧붙였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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