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무역수지는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소폭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향후 수출은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4.4분기 수출입전망’에 따르면 올 4분기 수출과 수입은 각각 10% 중반까지 증가한 가운데 국제 유가는 배럴당 평균 100달러 수준을 유지, 무역수지가 10~30억 달러 선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노성호 국제무역원 동향분석실장은 “수출 증가세가 세계 경기침체로 수입 수요 감소로 둔화되지만 수입 또한 국제 유가 하락으로 원유 도입액이 감소해 소폭의 흑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또 10월 원유 도입단가가 9월 대비 16달러 하락한 100달러 수준이지만 향후 더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바라보는 대외 시장 환경은 좋지 않다.
무역협회가 최근 조사한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은 82.2로 2002년 조사를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BSI는 수출업체들이 느끼는 경기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수출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음을 뜻한다.
특히 제조 원가와 원자재 조달의 EBSI는 각각 44.6과 52.1로 가장 나빴으며 EBSI 조사에 응한 806개 업체 가운데 64.1%가 “올해 수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답했다.
수출업체들은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에 긍정적이지만 최근 환율 급등락은 오히려 수출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고 수입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을 초래해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가 최근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 조사에서는 64.1%가 미 금융위기가 수출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답했고 수출에 부정적인 이유로는 63.6%가 ‘현지 경기 후퇴로 인한 수요 부족’을 꼽았다.
이들 업체의 33.3%는 미 금융위기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는 26.7%가 ‘유동성 확보 노력’ 24.4%가 ‘신규 바이어 발굴’이라고 답했으나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업체도 17.8%에 달해 경영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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