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보험업계에 주식 매수를 촉후하는 등 증시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보헙감독위원회(CIRC)는 지난 17일 보험업계 경영자들을 모아놓고 금융위기 대처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보험업계가 증시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CIRC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CIRC는 자본시장 안정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한 지원책을 마련해왔으며 보험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 보험업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FT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기관투자자로써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완만한 사업 운영을 통해 중국 자본시장의 꾸준한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핑안보험 등 중국 보험업계가 증시 살리기에 나섰다. |
미국발 신용위기 사태가 확산되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증시는 올들어 66% 급락한 상태다. 중국 당국은 주식거래세를 완화하고 주가 부양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고 있지만 증시 급락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은 금융위기로 국가 전체가 불안한 상황에 빠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보험업계가 시장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CIRC의 지시가 있은 뒤 중국 보험업계의 주식 매도세를 상당히 진정됐다고 FT는 설명했다.
한편 이같은 당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의 주가 부양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증시에서 보험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데다 국유기업에 대한 당국의 규제로 인해 보험업계의 추가적인 움직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BNP파리바의 도리스 첸 애널리스트는 "당국의 조치는 교통사고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것과 같다"면서 "시장의 생명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생명을 비롯해 핑안보험, 태평양보험 등 중국 보험업계 '빅3'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증시 부양에는 한계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빅3'의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며 이같은 순익 감소의 상당 부분이 주식 투자에 따른 손실 때문이다.
중국생명은 전일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70% 감소한 23억4000만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HSBC가 17%의 지분을 보유한 핑안보험은 지난 분기 78억8000만위안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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