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설업계에 대한 유동성 지원방안을 내놨지만 소문으로 만 돌던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공능력 평가 순위 41위인 신성건설은 최근 1차 부도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만기가 돌아온 3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제 때 상환하지 못해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중견 업체들의 부도 위기설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체감경기지수(CBSI)는 31.1로 전달(50.1)에 비해 19.0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CBSI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1년 5월 이래 사상 최저치로 최근의 위기감을 반영하듯 중견업체가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업체 규모별로는 중견업체가 전달에 비해 26.6포인트 하락한 17.9를 기록했고 대형업체가 전달 대비 22.2포인트 하락한 44.4, 중소업체(30.6)는 전달보다 6.5포인트 내는 데 그쳤다.
건산연은 최근 국내외 금융 및 실물경제의 위기, 미분양 급증이 중견·대형 업체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나마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던 서울지역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됐다. 서울업체의 지수(33.6)는 전달에 비해 24.2포인트 급락해 지난 2006년 8월(33.4기록)이후 처음으로 30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비주택 수주물량이 갑작스럽게 줄어 든 데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비주택물량지수와 자금조달지수는 각각 54.3, 40.6으로 전달보다 17.9포인트, 13.6포인트씩 하락했다.
지방업체의 위기감은 여전하다. 지방업체 지수는 전달에 비해 11.6포인트 감소한 26.7을 기록해 3개월만에 다시 20선으로 하락했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이처럼 지수가 급락해 사상 최저치를 갱신한 것은 국내외 금융 및 실물경제 위기와 미분양 적체로 인한 중견·대형업체의 유동성 위기감이 고조되고 향후 경제에 대한 불안감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지수가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했음에도 통계적 반등조차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계절적 요인이나 10·21대책의 효과도 전혀 없었다는 것은 건설업체가 당면한 위기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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