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외유내강'으로 소리 없이, 그러나 기민하게 쌀직불금과 멜라민 등 잇단 격랑을 무난히 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16명의 장관급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매긴 국정감사 성적에서도 장 장관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장관의 빠른 적응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미 그는 농림부에서 1년8개월동안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을 맡아 119조원 투.융자 계획 등 굵직한 정책을 다뤄본 경험을 갖고 있다.
경제기획원 시절부터 주말마다 농업 현장을 찾아 농업경영체 CEO, 벤처 농업인 등과 두터운 인맥도 쌓아왔다.
취임 이후에도 장 장관은 '현장 중심'의 정책을 강조하며 전국을 누비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장관은 잇단 국정조사와 국감 등의 일정에도 불구, 취임 바로 다음날인 8월 7일 경기도 안성 한우농가를 시작으로 매주 평균 2~3차례 반드시 농수산업 현장을 방문했고 그 이동거리만 약 6400㎞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산 멜라민 사료 원료, 계란분말 등의 수입을 앞서 막지 못한 사실에 변명의 여지는 없지만 중국산 유제품 멜라민 전수 검사(9월26일 시작), 검사 현황 일일 공개, 멜라민 사료 사용금지 고시 개정(10월31일 시행) 등의 사후 조치가 지난 광우병 파동 당시보다 분명히 빨라졌다.
100일의 행적만으로 장 장관과 농식품부의 정책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사실상 지난 3개월여동안 농식품부는 광우병 사태를 수습하고 멜라민과 쌀직불금 파동, 치솟는 농수산업 생산비 등 '급한 불'을 끄는데 급급했을 뿐 농수산 및 식품산업의 중장기적 비전을 그리고 차분히 구체적 전략을 논의할 겨를이 없었다.
이제 큰 현안들이 대체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장 장관이 취임 직후 출범시킨 현안별 6개 태스크포스(한우산업발전.투자활성화.농가경영안정.농식품분야녹색성장.기후변화대응.농축수산물안전성)를 중심으로 어떤 정책 성과물을 본격적으로 내놓을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