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지만 한국 수출업계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수출경기가 난국에 빠져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한국 원화는 달러를 비롯한 주요 통화에 대해 가치가 큰 폭 하락했지만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주요 부품 단가가 상승하고 있는데다 외화 파이낸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수출업계의 부진을 이끌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상황에서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됐지만 그 밖의 여건은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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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달러/원 환율 (출처: 야후파이낸스) |
올들어 원화 가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30% 이상 하락한 상태. 이에 따라 일본 경쟁업체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대표기업인 소니는 지난달 평판 TV 등 주요 수출산업에서 원화 가치 급락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분기 미국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평판 TV 매출은 99% 증가한 반면 소니는 73%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러나 한국 수출업계의 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자동차업계의 대표 주자인 현대차는 3분기 판매가 17.7% 감소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침체와 함께 현대차가 보증을 대폭 확대한데다 이같은 보증 확대가 대부분 외화로 진행되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2003년부터 2008년 중순까지 원화 가치가 큰 폭 상승했으며 이는 한국 제조업종의 빠른 성장이 주효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수출 부양을 위해 원화 약세 정책을 진행하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바뀌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속화되자 해외 투자자들이 원화를 내다팔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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