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사업재편으로 경기침체의 늪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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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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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업들의 전방위적인 활동이 부쩍 늘고 있다.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조직재정비로 업무효율성을 높여 경기불황을 돌파하려는 조치들로 해석된다.

특히 시너지 창출이 필요한 사업부는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는 분할 또는 분사시키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성표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예전같이 공격적인 M&A는 줄어든 반면, 자생력이 약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사업간 제휴와 합사 등은 늘어나고 있다”며 “불황이 장기화될수록 다양한 사업재편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을 탑재한 스마트폰 T-옴니아를 출시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손을 잡았다.

성장이 느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조치로 보인다.

삼성테크윈도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분리해 신규법인으로 독립시키기로 했다.

이에따라 내년 2월1일자로 상호 사업연관성이 낮은 디카 사업부문의 삼성디지털이미징과 정밀기계 사업부문의 삼성테크윈으로 인적분할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관련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분할키로 결정했다”며 “카메라사업은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정밀기계 사업은 단품 중심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구조로 재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도 삼성전자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어 모바일디스플레이(MD)과 통합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내년 1월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사업이 중소형 분야 뿐 아니라 TV 등 대형으로 확대될 것에 미리 준비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기아차는 부품 전문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를 통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구동모터 및 IPM(통합 팩키지 모듈)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차의 핵심부품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앞서 현대모비스는 현대로템으로부터 구동모터 사업 부문을 양수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 핵심사업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핵심부품 사업을 그룹 내 자동차부품 전문 업체가 전담함으로써 세계적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자동차부품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동차 전장 부품 전문회사인 현대오토넷을 흡수 합병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또 친환경 차량의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조기 양산 체제를 확고히 하고, 전기․전자 부문의 연구개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친환경차 및 전자부문의 경력사원을 채용한 데 이어 관련부문의 임원급 인력도 현행보다 3∼4배 더 확충키로 한 것이다.

이번 인력 확충으로 현대기아차는 R&D 핵심역량을 전기∙전자 및 환경부문에 집중함으로써 차세대 성장동력의 산실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SK는 내년께 지주회사인 SK㈜의 생명과학(라이프 사이언스)사업 부문을 떼어내고 새로운 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등의 사업재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는 'OK캐쉬백' 사업에 이어 텔레매틱스 사업도 그룹의 마케팅․광고 전문 계열사인 SK마케팅앤컴퍼니에 넘기기로 했다.

SK텔레콤도 최근 디지털 음악사업인 멜론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분사키로 하는등 사정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또 경기 침체기에 대비하고 유동성 확보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전반에서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시나리오플래닝 경영기법을 새로 도입해 외부 리스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체에너지, 신약, 유비쿼터스 구현기술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 등 각 계열사는 불안정한 외부 경영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경비 절감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신헌철 부회장의 지시로 전사적인 에너지 절감 노력을 진행중이다. 

SK 최태원 회장과 관계사 CEO들은 지난달 SK아카데미에서 나흘동안 진행된 CEO 세미나에서 쉽지 않은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긴축경영과 수출확대, 내실경영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키로 의견을 모았다.

SK 관계자는 “보유한 인적 · 물적 자원의 질을 높이는 한편, 높은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들을 확보함으로써 경기 침체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경쟁력 축적 기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태양전지 사업을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경북 구미에 있는 PDP모듈라인을 태양전지 공장으로 전환한다.

2010년까지 약 2200억원을 투자해 2개 라인을 신설하고, 1라인은 2010년 1분기, 2라인은 2011년 1분기께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로써 LG전자는 지난 4년간 축적해온 태양전지 기술과 대량생산능력을 합해 세계적인 태양전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도 LG마이크론을 흡수 합병해 종합부품기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겹치는 영역이 없으면서도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양사는 합병으로 자기잠식 효과 없이 공통 비용을 절감하고, 연구개발(R&D) 및 생산 효율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등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회장단도 최근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다짐과 사회적 참여를 골자로 한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회장단은 결의문에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제품가격 안정과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수출증대, 기술개발, 노사관계 안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 사회적책임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재붕, 김준성, 최소영 기자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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