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론을 의식해 눈치만 보던 대형마트들이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25일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개 대형마트가 27일부터 점포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
이들 업체는 “최근 국내 소비위축과 서민들의 소비생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구매편의와 물가안정 차원에서 더 이상 저렴한 미국산 소고기 취급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업체들이 판매 문제로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는 점도 판매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입업체들은 이미 미국 업체와 선 계약을 맺었으나 국내 유통이 어려운 데다 고환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고객들이 고객 소리함 등으로 대형마트의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계속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아직 시장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판매시기를 미뤄왔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이같이 협회를 통해 같은 시기에 판매에 나섰다. 이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 중에서 롯데마트가 가장 먼저 지난해 7월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했다. 당시 서울역점은 시민단체의 반발로 판매가 일시중단 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협회차원에서 결정한 내용이라 자사만의 의견을 내세울 수 없는 입장”이라며 “수입업체와 협의를 거쳐 판매물량과 가격 등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은 일단 호주산보다 저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써 미국산 쇠고기는 대형마트 판매가 중단 된 1년 1개월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하지만 소비자 단체 등 일각에서는 광우병 논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점과 대형마트들이 값싼 미국산 쇠고기를 앞세워 배부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냐며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