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엎친데 덮친 오바마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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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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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길들여진 니그로다. 이라크 병력을 아프간으로 보내겠다는 오바마의 정책은 실패할 것이다" 알카에다 2인자로 알려진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한 말이다.

테러 문제는 9.11 사태와 테러와의 전쟁으로 상징되는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만 골칫덩이가 아니다.

자유와 포용을 중요 정책 노선으로 설정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테러는 여전히 풀어야 될 큰 숙제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전세계인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미국 대선이 끝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바마의 차기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금융위기 사태가 되겠지만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넘겨 받은 '업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테러 정책을 비롯해 안보·외교 정책 역시 만만치 않은 절벽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주 인도 뭄바이에서 발생한 호텔연쇄테러사건은 오바마 당선인은 물론 미국 전체에 악몽으로 다가왔다.

미국인들에게 뭄바이 테러는 '인도판 9.11'이라는 우려와 미국에서 언제라도 제2의 9.11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리는 경종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뭄바이 테러범들이 현장에서 미국과 영국인을 색출하는 행동을 보였다는 사실은 미국인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고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미국 정부 역시 뭄바이 테러 사건을 강하게 비난했고 오바마 역시 기존과는 다르게 강력한 응징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오바마 스스로도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항상 테러 위협에 노출돼 있다. 정권교체기나 새 정권 출범을 앞두고 대규모
테러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미국이라는 국가를 대상으로 테러 발생의 위협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라크전은 물론 8년째 지속되는 아프간 전쟁과 북핵문제, 중동의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역시 차기 오바마 정권에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바마는 일방적인 힘의 외교를 버리고 대화와 협력의 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미국 주도의 패러다임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주변 여건은 녹록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라크 사태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것이지만 뭄바이 테러 사건과 같이 여전한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의 테러는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복병이 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테러로 인한 위협은 오바마의 인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바마가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의 유임을 결정한 것도 결국 중동 지역의 안정을 찾기 위해 변화보다는 연륜과 경험을 중시했기 때문인 것이다.

과연 '길들여진 니그로'에 머물 것인지 테러 조직과 국제사회를 껴안는 '길들이는 니그로'가 될 것인지 오바마의 외교정책이 주목된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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