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을 포함한 두산주류 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서 소주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진로와 롯데간의 본격적인 ‘소주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롯데칠성은 두산 측과 계약을 맺고 3~4주간의 실사를 거쳐 내년 2월 쯤 인수합병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롯데 측이 인수대금으로 5000억~6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주류는 소주시장에서 2006년 출시한 '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어 13%대 시장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칠성이 두산주류를 인수함으로써 기존 롯데칠성음료 사업인 위스키ㆍ전통주 사업에서 소주사업까지 진출해 하이트-진로그룹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게 된다.
현재 국내 소주시장은 진로가 51%를 차지하고 있으며 ‘처음처럼’이 뒤를 이어 11%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주류는 강원권과 수도권에서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판매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롯데가 ‘처음처럼’을 인수하면 경남ㆍ부산 연고 시장을 기반으로 롯데칠성의 유통망과 주류사업 노하우까지 보유하게 돼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부산·경남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롯데의 파워로 인해 소주 시장 점유율이 17~18%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롯데의 음료·위스키 유통망을 소주와 전통주 유통에 활용할 수 있고 마케팅까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롯데아사히주류의 ‘아사히맥주’ 도 8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M&A가 완료되면 모든 주종을 갖춘 종합 주류회사로서 거듭나게 된다.
여기에 롯데가 매각설이 나도는 오비맥주를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하이트-진로 측은 오비맥주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규철 진로 상무는 “2년 전 두산주류 매각설이 제기됐을 때부터 이와 관련 대응 전략을 준비해 왔다”며 “소주는 일반 유통망은 다르기 때문에 전국적인 영업ㆍ물류망을 확보하고 있는 진로의 경쟁력은 유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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