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문화 정착 위해 불공정 거래관계 개선 시급”
“상생협력 인프라 구축, 협력사업 효율적 지원 선행돼야”
“인력고용 모델 통한 상생협력 강화정책 필요”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서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통해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자금난과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대기업이 인력·교육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대·중소기업 간 기술협력과 공동 시장개척 등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벤처산업연구원장)
경제위기로 각국 간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협력은 꼭 필요하다. 대·중소기업 간 파트너십을 구축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소기업은 기술협력과 공동 시장개척, 상호간 인력교류 및 교육 등 상생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대기업은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R&D를 지원하고, 중소기업도 경영혁신을 통해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로써 경제적 파이를 늘려갈 수 있다.
그러나 대․중소기업간 신뢰와 상생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힘의 불균형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관계가 개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한 파트너십 구축이 불가능하다.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에 무리한 단가인하, 기술탈취, 임의적 발주변경 및 물량축소, 납품대금 지급지연 등의 행위를 가한다면 이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및 3배의 손해배상 등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상습위반 기업의 경우 정부입찰에서 일정기간 배제 등의 강력 제재도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은 환율 변동 등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한 부담을 중소기업에 전가해선 안된다. 원가 조정의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마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숙제다. 또 중소기업의 기본개발비에 대한 보상대책도 나와야 한다. 대기업은 납품업체 선정시, 신제품 개발을 중소기업에 요구하는데 이에 대한 개발비를 보상하지 않아 채택되지 못한 중소기업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불공정거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대기업 스스로 자정노력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의 조직문화나 업무 프로세스에 상생협력의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 CEO나 간부가 아무리 상생경영을 강조한다고 해도 내부 직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실적 위주의 업무 평가 방식의 변경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 등을 주문할 필요가 있다.
◇이종목 중소기업중앙회 기업협력팀장
중소기업들이 납품 단가를 올려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정부도 ‘고통분담’을 지시하는 등 상생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면서 ‘상생경영’이 이슈화되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들이 은행들과 손잡고 펀드를 만들었다. 올해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주관 하에 경제단체들이 상생협력에 대한 캠페인을 예정하는 등 사회적으로 상생경영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상생경영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는 세계경제위기와 상당부분 관련이 있다. 대기업이 납품업체를 외면하면 줄도산이 날 뿐만 아니라 종업원 해직을 당하는 상황이 온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그 후 경기가 좋아졌을 때를 대비할 필요가 있고, 불경기일 때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도와줘야 기술과 품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돼 1류 기업으로 갈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아직까지 종속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기업이 납품을 중단한다던지 대금을 적시에 지불하지 않는 등 보복행위를 하면 중소기업들은 부모 잃은 고아가 되는 현상을 띄고 있다. 상생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동반자관계로 두고 아내 혹은 자식과 같이 생각해야하고 중소기업은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생산성 향상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돼 있어 기술 개발 부분에서 도움 받아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기업은 판로 확보라던가 중소기업 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끔 부품업체가 일류화 되게끔 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GM이나 도요타에도 납품하게 되면 일류 부품 납품업체로 인정받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 대기업이 고용하는 것엔 한계가 있으나 300만 중소기업이 한명씩만 고용효과를 늘려도 300만 일자리가 창출되는 만큼 고용기대효과가 크다. 그러므로 대기업이 일감을 많이 가져와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안병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다수의 기업들이 자금유동성, 물량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상생협력을 위한 요점은 상생협력 인프라 구축과 협력사업에 대한 효율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정부는 규제보다는 유인제도를 통해 상생협력을 촉진해야 한다. 또 사회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다양한 인센티브 마련을 통해 자율적 협력이 이뤄지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기술·인력·판로 등의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알선, 지원해야 한다. 대기업의 구매를 조건으로 중소기업이 개발한 신기술이나 국산화 제품에 대해 정부가 개발비 과반수를 지원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전문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경영자문사업부를 세우고 사업비를 지원해야 한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경우 2000년 초부터 정부와 공조해 이러한 사업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실적도 괜찮은 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구매상담회 등 중소기업 판로개척에 필요한 행사를 자주 여는 것도 상생협력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기업들에게도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초한 인식 제고는 필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기업의 국제화 및 대형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시대에 기업의 스피드, 유연성을 갖추는 동시에‘협업’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협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를 확대하는 노력도 수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대·중소기업 간 신뢰관계 구축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양자간 분쟁의 자율적 조정 및 기술유출 방지에 대한 측면지원이 필요하다.
◇조석 지식경제부 산업정책관
어느 때보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물경제가 어렵기 때문인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상황이 어렵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더 어렵다. 중소기업의 절반정도는 대기업의 하청기업이다. 중소기업의 대기업 의존도는 80~90%에 이른다. 이 점을 고려할 때 대·중소기업이 함께 위기에 대응해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소기업의 애로점을 현장에서 들어보면 가장 많은 고충이 첫째 자금유동성 문제, 둘째 고용인력에 대한 문제다. 일부 대기업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펀드를 마련했다. 이를 확대해서 대기업 보증 하에 중소기업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자금유동성문제를 해결하는데 대기업들이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다.
인력에 대한 부분의 경우 중소기업은 경기 불황에 따라 고용을 줄여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고용을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중소기업들이 기존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연장약속을 한다면 정부가 고용유지 지원금을 주게 돼 있고 노동부에 관련 정책이 있다. 고용연장 약속시 약 70% 정도의 임금을 정부가 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 고용 지원금 가지고는 중소기업의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일감은 없는데 근로자들이 많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와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을 결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연수원 같은 근로자 훈련시설을 빌려주고 자사보유 훈련 요원들을 통해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훈련시켜야 한다.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는 인력들을 사내에 그냥 두지 않고 이러한 교육을 거치게 한다면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경쟁력이 높아지고 대기업도 이들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양쪽 모두에 득이 된다.
지식경제부도 이러한 인력고용 모델을 통한 상생협력 강화정책을 준비 중이고, 이를 위해 지경부와 노동부가 합심해야 한다.
<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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