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체구에 앳된 외모는 수줍은 여학생처럼 여려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 감춰진 강단과 소신은 누구도 쉽게 훼손할 수 없을 만큼 강인하다.”
한 중진의원은 민주당 박선숙 의원을 이처럼 평한다. 비록 초선이고 나이도 20년 이상 아래지만 박 의원에겐 자제력 등을 배워야 할 점이 많다며 존경을 표하기까지 했다.
그에게는 ‘최초 여성 청와대 부대변인’이라는 타이틀에 이어 ‘외유내강’, ‘40대 단발소녀’, ‘박선수’ 등등 온갖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실제로 그는 초선이지만 다선 의원 못지않은 노련함과 차분함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송곳 질문으로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대정부질문 스타로 떠올랐다. 소속 상임위인 정무위에서 잠시 외통위로 옮길 정도의 열성을 보였던 그로서는 당연한 결과다.
또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박 의원 혼자 청문회 절반을 해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는 국민의 정부 당시 여론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오면서 사람 보는 눈 높기로 소문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은 인재이기도 하다.
정계에 일찍 입문해 내공을 쌓아왔던 이유도 있겠지만 자신의 업무만큼은 확실히 처리한다는 근성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워낙 동안이다 보니 앳된 티가 나고 실제로는 마음이 여리고 수줍음도 많이 타는 편이라고 한다.
박 의원이 청와대 대변인 시절 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당신은 평생 기자 해라. 나는 평생 대변인은 안할 테니”라고 강단을 보인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러나 그는 당시 상황을 ‘그날 남몰래 화장실 가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웬수’가 따로 없다’고 회고록에 기록, 인간미 넘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래도 이러한 ‘제련과정’을 거쳤기에 현재는 민주당에 없어선 안 될 특별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 게 아닐까.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