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부동자금 확보 은행과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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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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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채 금리 정기예금대비 2%P 상회
작년 4조 판매실적 과시… 업계 주목

삼성증권이 5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시중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권과 한판 승부에 나선다.

23일 삼성증권 관계자는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4%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이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주는 우량채권을 이용해 은행권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 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은행권 고객 유치전략으로 소매채권 '마켓메이킹' 확대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영업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마켓메이킹이란 채권을 매수한 고객이 다시 되팔고 싶을 때 판매사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매수해 주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는 만기까지 돈이 묶이지 않고 유리할 때 현금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자소득은 물론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실현할 수 있다.

이는 은행적금이 중도해지할 때 이자소득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점과 비교가 된다.
 
정범식 리테일채권파트장은 "국공채에 대한 마켓 메이킹은 일반적으로 가능하다"며 "그러나 회사채에 대한 적극적 마켓 메이킹은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판매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업계에서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파트장은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채권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AA- 등급 회사채까지 마켓 메이킹을 실시하겠다"며 "향후 대상 채권 범위를 확대해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월이자지급식 삼성카드채(AAㆍ6.34%ㆍ만기3년3개월), CJ제일제당채(AAㆍ5.42%ㆍ만기3년3개월)를 포함한 우량채권과 거액 자산가를 타겟으로 한 브라질국채, 물가연동국채를 비롯한 절세형채권을 중심으로 자금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1990년대 일본에서 시중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소매채권 영업을 강화한 노무라증권에 은행자금이 대거 몰렸다"며 "채권 최소 매매 금액이 1만원인 만큼 국내 소액투자자도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투자 설명서를 만화 형태로 알기 쉽게 만들어 전국 지점에 2만부를 배포했다"며 "지점 단위에선 세미나식 채권투자 설명회를 수시로 열어 은행권 고객이 가진 채권투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없애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이 프로젝트가 박준현 사장 취임 직후인 작년 7월부터 예고돼 왔다고 설명했다.

박준현 사장은 당시 어려운 주식시장 상황에도 채권영업 강화라는 역발상을 통해 연간 4조원 가까운 판매실적을 올렸다.

특히 박 사장은 국내에선 생소했던 브라질국채를 포함한 채권 상품을 고액자산가에 소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금융권은 삼성증권이 은행권 고객 공략을 위한 주력상품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이어 소매채권을 꺼내 듦에 따라 귀추를 눈여기고 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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