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29 재보선을 앞두고 ‘텃밭’ 전주 덕진을 전략공천키로 방침을 정해 이 지역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장관 측과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같은 조치는 정 전 장관의 입지를 줄이기 위한 사전포석 성격이 짙어 정세균 대표체제(주류)와 정 전 장관을 지지하는 민주연대(비주류)의 충돌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재보선 대여전략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 심각한 ‘내부 대격량’이 예고된다.
민주당은 18일 최고위원회에서 전주 덕진과 인천 부평을 등 2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당 핵심관계자는 “덕진의 경우 정 전 장관의 출마논란으로 이명박 정부 심판이라는 선거 전략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지도부가 선제적 대응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정 대변인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자유경선 방식을 택할 경우 정 전 장관이 경선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가 탈락한다면 현행 공직선거법 57조에 의해 경선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도 할 수 없다.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제2의 정동영’을 자처하는 무소속 후보가 난립할 경우 민주당의 재보선 승리 자체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대여전략과 당내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개혁적 전략공천을 내세워 정 전 장관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마지막 고육책을 쓴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은 정 전 장관의 공천을 측면지원 해 온 민주연대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위험을 안고 있다.
민주연대 최규성 공동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 이후 “당헌당규에 따르겠다”면서 “하지만 정확한 출마 후보자 이름(정동영)이 거론되기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행동을 취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정 전 장관 측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이후 지지자들과 상의해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정 전 장관의 공천을 놓고 당내 내홍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기본 선거전략 부재라는 최대 난제에 빠져들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지금은 집안싸움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라 빨리 공천문제를 정리하고 당력을 총동원해야 할 때”라며 “최대접전지인 인천 당직자들은 사전선거법 위반에 걸릴까봐 고정된 사무실도 하나 없이 발 벗고 뛰는데 중앙에서는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파국만은 막기 위해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 출마를 철회하고 수도권인 인천 부평을 출마를 결단하는 방향으로 절충안 등이 제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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