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3社 퇴출로 1년새 5000억 증발

 

코스닥 13개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결정으로 1년 새 사라진 주주들의 자금이 5천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포넷 등 13개 상장사가 자본전액잠식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돼 퇴출당할 예정이다.

13개사는 포넷, 코스모스피엘씨, 미디어코프, 디에스피, 에프아이투어, 도움, 희훈디앤지, 케이디세코, 포이보스, 산양전기, 이노블루, 우수씨엔에스, H1바이오 등으로, 지난해 3월31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모두 5천554억원에 달했다.

이들 상장사가 모두 퇴출되면 주식이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면서 1년 만에 5천5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증발하는 셈이 된다.

현행 규정상 두 반기(상반기 또는 하반기) 연속 자본잠식률이 50%를 넘거나 회계연도 말 사업보고서상 전액자본잠식된 경우 즉시 상장폐지된다.

이들 기업 외에 퇴출 위기에 몰린 상장사들을 포함하면 증발 예상 자금 규모는 훨씬 더 커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들 기업 외에도 증시에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23개사(유가증권시장 11개사, 코스닥시장 12개사), 상장폐지 우려 18개사, 실질심사 대상 여부 심사가 진행 중인 18개사 등 59개사가 퇴출위기에 몰려 있다.

상장폐지 예정 13개사에 이들 59개사를 더한 72개사의 1년 전 시가총액은 모두 3조2천89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부실 코스닥기업의 퇴출 규모가 사상 최대일 것이라는 거래소의 공언대로 상당수가 퇴출당한다 하더라도 이들 기업의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여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퇴출대상인 포넷의 경우 지난달 31일 기준 시가총액은 32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의 1천332억원에 비해 97.59% 감소한 상태며, 코스모스피엘씨와 미디어코프도 각각 89.24%, 89.47%나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이들 부실 기업의 퇴출이 시장 침체를 불러오기보다는 오히려 `코스닥시장은 머니게임장'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코스닥 퇴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투기판'이라는 그동안의 불명예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에 등을 돌렸던 투자자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e-mail]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