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야심을 보여 온 유통의 꿈을 다가올 이커머스 시대에 맞춰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유통 선도기업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 초 롯데백화점 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인터넷쇼핑몰의 예상 매출액은 2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전망치가 현실로 이뤄질 경우 올해 처음으로 백화점 매출액을 제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추세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기존 유통기업에 비해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한 SK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오픈마켓 11번가를 개점했다. 첫해였던 지난해 거래액 5000~6000억원, 업계 점유율 10% 내외로 업계 3위에 무난히 안착하고, 올해 역시 100% 성장한 거래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11번가는 짝퉁 보상제, 개인판매자 공인인증제 도입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그간 문제시됐던 오픈마켓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나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중 11번가를 분사할 예정으로 회사 측은 이번 분사로 인해 '보다 발빠른 의사결정'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대기업이 특유의 복잡한 의사결정체제로 인해 오픈마켓 시장 진입에 실패한 것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는 여전히 유지될 전망이다.
11번가 관계자는 "향후에도 OK캐시백·SK브로드밴드·모바일 쇼핑 등 SK의 자원을 이용해 성장을 도모해 올 거래액 목표인 1조원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중국에도 온라인 쇼핑몰 '치엔쉰닷컴'을 이달 중순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우선 해외구매 대행 쇼핑몰로 성장시킨 후 향후 중국 최대의 오픈마켓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SK텔레콤과 11번가의 행보는 다가올 이커머스 시대의 유통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통신-유통간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것도 SK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11번가는 '모바일 11번가'를 통해 휴대폰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서비스를 검토 중에 있다.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원래 유통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며 "특히 통신분야의 강점을 활용해 새로운 유통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면 향후 기존의 유통기업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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