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탈크 대란(大亂)..일본산 제품도 부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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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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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이 제거돼 상대적으로 고가에 팔리던 일본산 원료약품 탈크마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내 제약업계가 탈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의 시험성적서에 따르면 최근 수입된 일본산 탈크 24t에 대한 분석 결과 새로 마련된 탈크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 수입된 '닛폰탈크'는 제조과정에서 석면이 제거돼 이번 '석면 탈크' 파동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 대부분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3배 가량 비싼 닛폰탈크 제품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닛폰탈크를 독점 수입.공급하는 태왕물산이 지난 1일 통관된 닛폰탈크 제품에 대해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 제품의 철분 함량은 0.29%로 새로 마련된 식약청의 탈크 철분기준 0.25%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은 '석면 탈크' 파동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탈크 기준을 개정하면서 문제가 된 석면 기준 외에도 철분의 함량기준을 신설했다.

닛폰탈크는 일본약전 기준에 적합하게 제조됐지만 철분함량에서 식약청의 새 기준을 초과한 것 같다고 태왕물산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발암물질이 아닌 철분에 대해서 유예기간도 없이 새 기준을 적용하는 바람에 수입한 물량을 쓸 수 없게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면이 없는 탈크를 구입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려던 업체들과 기존에 일본산 탈크를 쓰던 제약사들은 탈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닛폰탈크는 태왕물산을 통해서만 국내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제약업체에서 탈크를 요청하지만 우리도 공급할 수가 없다"며 "다음 수입분은 5월초에나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이러한 사실을 통보받고도 '쉬쉬'한 채 "조속한 시일 내에 새 제품이 공급되면 판매금지를 해제할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판매금지 명단에 포함된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식약청은 새 기준에 적합한 원료로 신속한 생산을 하게 한다면서 탈크가 공급되지 않는 현실에 눈을 감고 있다"며 "식약청이 탈크 안전관리 실패의 책임을 업계에 떠넘긴 데 이어 미숙한 행정으로 새 제품 생산에도 차질을 빚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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