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13일(현지시간) 최근 미국의 일부 경제지표 및 주가의 상승세와 관련해 섣부른 경기회복 기대에 경계감을 표시하면서 소비가 살아날 때까지 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뉴욕 외신기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에도 경기침체 종료 후 상당기간 실업률이 상승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해 "경기둔화의 속도가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는 점은 가치 있는 것이지만, 이는 천천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고 실질적인 턴어라운드의 신호는 없다"면서 "사람들이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001년에도 11월에 일부 지표가 회복세를 보여 침체가 끝났지만 그 후에도 실업률은 1년 이상 상승했다면서 오는 9월에 경기침체가 끝날 수도 있겠지만 실업률은 내년 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년이나 2011년까지 경기회복을 느끼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방안에 대해 금융시장 회복을 위한 공격적인 정책, 통화공급확대, 경기부양책 등도 도움이 되겠지만, 우선 주요 은행의 부실자산 정리가 필요하고 민간부문이 다시 소비에 나설 때까지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최근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가 시가평가제를 완화한 것과 관련해 '시간끌기 전략'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부실자산의 인식과 처리가 지연돼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파산위기에 처한 제너럴모터스(GM)에 대해서는 정부의 이른바 '통제된 파산(Controlled Bankruptcy)'이 진행될 경우 소비자들이 부품공급이나 서비스의 차질을 우려해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서는 비교적 만족한다면서도 공격적인 정책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민간투자프로그램(PPIP)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이 맞기 어려워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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