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지주회사 전환 기대로 기업가치에 날개를 달고 있다. 회사채 발행 성공으로 유동성 악화 우려를 누그러뜨린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주가도 연일 오름세다.
15일 정부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이달 공정거래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달 안에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를 재료로 두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부터 이날까지 9만6500원에서 12만6000원으로 30.57% 급등했다. 같은 기간 두산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23.71%)와 두산중공업(30.36%) 두산건설(44.66%) 오리콤(25.91%) 삼화왕관(19.74%)도 나란히 시세를 분출했다.
증권가는 지주회사 전환 기대와 회사채 발행 성공이 이런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사업형 지주회사를 택해 일반 지주회사와는 차별화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에서 얻는 수익에 자회사로부터 받는 브랜드 사용료까지 보태지면 기업가치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으로 불거졌던 유동성 악화 우려도 올해 들어 4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과 방위산업 부문 매각 추진으로 해소되고 있다.
여기에 흑자전환한 두산중공업이 모기업인 두산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힘을 보탰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힘입어 두산은 지분법 평가이익에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2011년까지 연평균 40% 이상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주가가 연초보다 많이 올랐지만 지주회사 전환 이후 높아질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란 견해도 있다.
이영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두산에 대한 적정주가를 16만원으로 제시한다"며 "현재 주가 12만6000원은 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이 50%에 육박해 절대적인 저평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두산 주가를 끌어내렸던 계열사 실적 악화도 최악 국면을 벗어났다"며 "미국 주택경기 회복과 맞물려 실적 개선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중국 이외 지역에서 굴삭기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는 작년 대비 실적 급감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도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중국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돼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름세를 지속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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