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확정한 '조선산업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방안'의 주요내용은 우량 조선사에는 유동성을 지원하고 부실 조선사에는 과감하게 메스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조선업이 아직은 과거의 수주를 바탕으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사실상 중단되는 등 현 상황이 녹록지 않아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의 판단이 깔려있다.
◇'수출 효자' 조선업에 무슨 일이? = 무역수지가 3월 사상 최대인 66억 달러의 경상흑자를 기록한 데는 조선업의 기여가 컸다.
통관 기준으로 선박 수출 증가세가 2월 47.3%에서 3월 63.1%로 확대되면서 전체적인 수출 증가폭을 늘린 것이다.
그러나 이는 2~3년 전에 수주한 것으로, 현재 상황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고 선가는 작년 상반기 고점 대비 20~30% 하락한 것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올해 1분기 수주량은 1척에 불과하고, 이렇듯 신규 수주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선박건조대금을 조달하지 못한 일부 선주들은 계약취소, 납기연기 등 건조계약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
정부는 조선사들의 제작자금 부족문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유동성 지원 병행 = 이에 정부는 부실 조선사는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한편 우량 조선사에 대해서는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조조정은 기존 대상기업 외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추가로 진행하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업종 전환 등을 지원함으로써 고용 및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채권은행의 1,2차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평가된 7개사에 대한 경영정상화계획 등 후속조치를 6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1차 평가시 B등급 이상을 받은 업체도 재평가해 부실징후 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는 추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경쟁력이 부족한 업체는 우량 조선사에 의한 인수합병(M&A)이나 협력관계 구축 등을 유도하거나 사업전환 자금 지원 등으로 고부가 레저선박 제조업 등 다른 업종을 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량 조선사 및 협력업체에 대한 유동성 지원은 수출입은행과 수출보험공사의 제작금융 집행목표를 4조7천억원에서 9조5천억원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명목상 차주는 대기업이지만 중소 협력업체에 직접 지원되는 네트워크대출의 집행목표를 2조1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배 가량 증액하고, 대형 조선사가 주로 이용하는 제작금융 집행목표치는 종전 1조6천억원에 9천억원을 보태는 것이다.
또 수보의 수출납품대금 현금결제보증제도를 조선사 협력업체에 우선 적용해 제작금융집행목표를 2조원 늘린다.
신용위험이 적은 기업에 대해서는 필요시 금융위원회 특별승인을 통해 수은의 신용공여한도를 완화한다.
선박금융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선주들에 대한 금융지원도 활성화돼 선주가 원할 경우 환 리스크를 선주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선박금융을 달러화가 아닌 원화로 지원하고, 해외 선주가 금융지원을 요청할 때 선주국 정부에 선주의 신용보증을 요청하는 등 대책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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