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급등으로 유상증자액이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장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회사 가운데는 수년째 적자를 낸 곳도 있어 섣불리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투미비티는 전달 26일 150억원을 유상증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는 이 회사 시총인 135억원(공시일 기준)보다 15억원이나 많은 규모다.
투미비티는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 우려로 공시 다음날인 27일 이후 장이 열린 5거래일 동안 무려 32.40% 급락했다.
2006년부터 4년째 적자를 낸 이 회사는 유상증자로 들어올 돈을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투미비티를 포함해 5~6월 새 유상증자를 실시할 상장사는 모두 6개사다.
유상증자액이 가장 많은 지엔텍홀딩스(시총 601억원)는 300억원을 유상증자하기 위해 오는 6월 17~18일 청약에 들어간다.
이어 선우ST(시총 384억원) 200억원과 씨티엘(216억원) 150억원, SC팅크그린(283억원) 126억원 순으로 유상증자액이 많다.
이런 대규모 유상증자는 작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공모액이 10억원 안팎에 그쳤던 것과 비교가 된다.
중소형사가 대부분인 코스닥에서 대규모 유상증자가 잇따르자 증권가는 투자자에게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이광훈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호황일 땐 금융권 차입보다 유상증자가 손쉬운 자금 마련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자금난에 빠진 기업이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유상증자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확대로 증시가 유상증자 신주를 소화할 체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일부 적자 기업이 증자를 시도할 경우 이를 악재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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