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이 신한은행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50% 가량을 유지해 온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이 크게 높아지게 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4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 11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1%, 전분기 대비 58.4% 급감한 수치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및 경기악화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감소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카드가 1분기 14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737억원의 신한은행보다 2배 가량 많았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은행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지주회사 출범 이후 신한은행이 신한카드에 밀리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당초 신한은행은 1분기 2000억원 내외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NIM이 1%대로 떨어지고 대손충당금 적립액도 확대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4255억원에 달한다.
신한카드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신한지주의 계열사별 당기순이익 기여도도 비은행 부문이 73.8%로 은행 부문(26.2%)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말 기여도는 은행 부문이 52.2%, 비은행 부문이 47.8%를 기록했다.
주요 계열사인 굿모닝신한증권은 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하락한 반면 신한생명은 4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5.9%, 전분기 대비 33.7% 성장했다.
아울러 신한지주의 1분기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1.70%로 지난해 말보다 0.56%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건설 및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과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해 말 1028억원에서 올 1분기 5811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한편 최근 해운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4일 실적발표에 나선 최범수 신한지주 부사장은 "해운업 관련 여신이 3조원 가량에 달한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신한은행이 1조8000억원, 신한캐피탈이 1조2000억원 정도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따른 충당금 적립 규모는 1000~2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신한캐피탈의 해운업 익스포져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선박금융으로 많이 나갔고 소유권은 신한캐피탈이 보유한 리스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 부사장은 "1차 구조조정 대상 조선사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는 1366억원"이라며 "지난해 4분기에는 워크아웃이 진행 중이어서 추가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없었지만 올 들어 진세, 녹봉, 대한조선 등과 관련해 충당금을 쌓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구조조정 기업을 제외하고는 연체율 관리가 견실하게 유지되고 있어 충당금 관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