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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퇴직연금 시장에서 '고립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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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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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에 밀리고..증권사엔 쫒기고

시중 은행들이 복합금융거래를 무기로 그동안 퇴직연금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보험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3월말 기준)은 3조458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641억원) 대비 173.59%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2조8546억원의 적립금과 76.10%의 상승률을 기록한 보험권을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지난 1년간 은행권 가입자 수도 35만1641명에서 70만8716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보험권은 17만6585명에서 31만5159명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절대치에서도 은행권이 보험권의 두배를 웃돌았다.

시장점유율은 은행권이 올해 47.80%로 지난해(40.89%)에 비해 7% 가까이 상승하며 가장 높은 업권별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9.5%에서 39.5%로 10%나 하락하며 2위로 내려 앉았다.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6월 1조1150억원에서 9월 1조2270억, 12월 1조4530억, 올해 3월 1조4834억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3월 2151억원. 6월 2243억원 9월 2685억원, 12월 3704억원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반면 지난해 3월 1563억원에 불과했던 신한은행은 6월 2380억원, 9월 3135억원, 12월 5953억원으로 상승세가 눈부시다.

은행들의 이 같은 선전은 은행들이 대출ㆍ예금 금리 우대 및 수수료 감면 등을 앞세워 영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은행과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상품은 큰 차이가 없지만 은행만의 특성화된 혜택이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고재설 우리은행 신탁사업단 부부장은 "은행에서 퇴직연금에 가입할 경우 금리 우대 및 수수료 혜택 등 복합적 금융거래가 가능해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면서 "이 같은 경쟁력에 힘입어 시장의 강자였던 보험업권을 제치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은행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이 여타 업권에 비해 고객 신뢰도가 높고 영업망이 넓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보험사에 비해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높아 퇴직연금과 같은 미래를 위한 상품의 경우 은행선호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은행, 기업 간 거래가 많아 이 채널을 이용한 영업도 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을 흡수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은행권에 밀린 보험사들은 증권사들의 맹추격 앞에 속수무책이다.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월말 현재 9216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급증하며 시장점유율이 10.19%에서 12.74%로 올랐다. 증권사들이 고수익, 고위험 형태로 여타 업권과의 차별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사 퇴직연금의 확정급여형(DB)의 경우 미래에셋증권 14.2%, 한국투자증권 12.83%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은행 및 생보사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5.28%, 4.33%에 불과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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