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처리가 6월 임시국회에서도 난항이 예고된다.
반년 이상 논란이 돼 온 미디어법·금융지주회사법·비정규직법 문제 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유지하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디어관련법 ‘여야격돌’
방송법·신문법·IPTV법·정보통신망법 등 미디어법은 표결처리에 나선다는 한나라당과 여론수렴이 안 됐다며 물리저지라도 불사한다는 민주당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13일 “여야가 이미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 활동이 끝나면 표결처리 한다고 합의했다”며 “민주당 논리는 합의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이에 동조한 만큼 6월국회에서는 원안대로 밀어붙일 기세다.
이에 문방위 민주당 간사 전병헌 의원은 “미디어위가 출범 후 100일 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며 “이달 중 미디어위의 여론조사가 어렵다면 문방위 차원의 여론조사를 6월 한나라당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마저 늦어지면 7∼8월 상임위 논의를 거치고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당론조차 없는 금융지주회사법
보험·증권사를 산하에 둔 비금융 지주회사의 산업자본 지분 보유를 늘린다는 금융지주회사법도 난항이 예고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선(한나라당) 위원장 측은 이날 “산업자본이나 비금융 지주회사의 은행권 보유지분 한도를 10%로 늘려야 한다는 정부원안 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에서 전혀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앞서 여야는 금산분리 완화 관련법인 은행법과 지주회사법을 각각 지분비율을 4%에서 9%로 완화한다는 수정안으로 일괄 처리하려 했다.
그러나 지주회사법 일부를 놓고 야당에선 ‘삼성특혜 법안’이라며 저지했다.
여기에 김 위원장마저 반발하고 나서 처리가 무산됐다. 김 위원장 측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지금도 수정안과 정부 원안을 놓고 당론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 은행법만 통과돼 금산분리 완화 효력이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에 한나라당에선 6월국회 수정안 처리를 검토하고 있으나 민주당이 “삼성생명 등 대형 기업만 배불리는 법안”이라며 적극 저지할 방침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땜질처방’ 비정규직법
비정규직법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추미애(민주당) 위원장 주최로 첫 자문위원 간담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사회적 합의 후 법안처리 방침이 첫 물꼬를 튼 셈이다.
그러나 지난 반년 동안 사회적 합의에 실패했던 한나라당이 ‘선(先) 상정, 후(後) 논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추 위원장은 ‘연말까지 노동유연성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 “노동유연화가 아니라 실업 안전망 확보, 교육 및 훈련서비스 확충 등 고용친화적인 노동정책에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보험사에 지급결제를 허용하자는 내용의 보험업법, 세종시특별법 등도 각 이해당사자들의 ‘장외논쟁’과 ‘정치적 편가르기’가 계속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