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전략기획 기법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금융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과거 전략경영 방식의 한계를 절감한 탓이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업체 AT커니는 최근 이런 기업들에게 군사훈련용 가상전쟁인 '워게임(WAR GAME)' 시뮬레이션이 과거 전략경영 기법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AT커니에 따르면 기업들은 시나리오 프래닝 등 다양한 전략기획 기법을 동원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지만 전사적인 통합 대응 체계를 갖춘 기업은 40%에 불과하다. 대응 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미래 경영환경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즈니스 워게임'을 수행하는 기업들은 변화에 대한 선제 공격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AT커니는 강조한다.
워게임에는 각 부문 의사 결정권자들이 두루 참여한다. 이들은 해당 기업은 물론 소비자, 납품업체, 경쟁사, 규제당국, 주주 등 다양한 이익 대변자 역할을 맡아 수요급변, 자연재해, 공급망 붕괴, 자금 경색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동시 대응 능력을 키우게 된다.
이를 통해 임원들은 미래 경영환경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고 최고경영자(CEO)는 이들이 보인 반응을 토대로 향후 전략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비즈니스 워게임은 활용 범위도 넓다. 우선 기존 전략을 재검토하는 데 유용하다. 일례로 해외 소매처와 큰 계약을 맺은 소비재 기업의 경우 워게임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존 전략상 성공 요인을 꼽고 다른 소매업체와 소비자, 경쟁업체의 반응을 예측해 사업 확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위기가 예견됐다면 비상체제에 돌입해 대응책을 마련하면 된다.
워게임은 업계와 시장, 제품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도 키워준다. 이를 통해 기업은 수많은 변화 가운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게 무엇인지 선별할 수 있다.
워게임은 경영구조 개선에도 일조하는 바가 크다. 워게임은 조직원들에게 다양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쌍방향 의사 결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긴밀한 팀워크와 의사소통을 전제로 한다. 그런 만큼 전사적으로 반복 실시하는 워게임은 임직원 평가나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비즈니스 워게임의 효과를 높이려면 참가 대상을 제한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게임 목표를 명확히 하라고 AT커니는 조언했다. 목표 범위를 최대한 좁히고 시뮬레이션 횟수를 늘릴 수록 실제 미래상과 가까운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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