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A씨는 최근 전자제품 매장에서 세이브포인트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 할부보다 더 저렴하게 매달 포인트로 상환하면 된다는 상담원의 유혹에 솔깃했던 것. 그러나 A씨는 이내 후회했다.
매달 쌓은 포인트가 모자라 이자율이 붙는 현금 결제로 대체해야 했기 때문이다. 해당 포인트로 결제하려면 매달 50만원 정도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적어도 80만원까지는 사용해야 하는데다 가맹점에 따라 포인트 적립율이 달라 현실적으로 포인트로 갚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A씨는 자세한 설명없이 서비스의 장점만 부각시켜 얘기한 카드 상담원에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처럼 미리 물건을 구입하고 물건값을 포인트로 상환하는 신용카드 세이브포인트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선포인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농협,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은행계 카드사와 전업계 카드사 중 삼성, 신한, 현대카드 등이다.
원래 선포인트 서비스는 '선할인' 서비스라는 용어로 사용되다가 2007년 금융감독원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명칭을 바꿨다.
현대카드가 자동차 할부에 접목시키며 '선포인트' 제도를 처음 도입한 이후 최근 각 카드사들이 '세이브포인트'라는 서비스 브랜드를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자동차 할부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세탁기 등 가전제품까지 확대됐다"라며 "휴대폰과 네비게이션처럼 일상생활과 밀접한 상품을 고객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카드 발급 시 상담원들이 선포인트 서비스의 장점만 부각시켜 설명한다는데 있다.
특히 세이브포인트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매달 상환해야 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포인트를 쌓기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데 100만원짜리 노트북을 구입할 경우, 신한카드의 24개월 약정 세이브 포인트를 이용한다면 매달 내야 하는 포인트는 약 24000포인트다.
하지만 개인 신용도 및 전월 카드 사용 실적과 가맹점에 따라 포인트 적립율이 다르기 때문에 포인트로 상환하기란 쉽지않다.
게다가 이 서비스의 경우 가맹점에서 쌓을 수 있는 최대 적립율이 5%로 제한돼 있다. 만약 이를 포인트로 상환하지 못하면 3.1%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현금 결제로 대체해야 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3.1%의 이자율은 애초에 포인트로 상환할 때 포함되어 있는 할부 이자율"이라며 "10%가 넘는 이자율을 내는 할부 서비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드 고객이 포인트 결제의 장단점을 잘 숙지하고 꼼꼼하게 따져봐서 가입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스스로 꼼꼼하게 따져보고, 자신이 매달 어느 정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는지 등을 고려해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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