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경제 체질개선을 위해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 구조조정까지 적극 나서면서, 하반기 고용 한파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회안정망을 확대하는 등 기업 구조조정 고통을 덜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2일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찾아가고 가동률도 일부 상승하기 시작하는 등 중소기업 경영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어 구조조정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지금이 한계 및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시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역시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대기업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이후에 "추가로 부실이 우려되는 기업에 대해서도 채권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더욱 구체적으로 "중기 지원 노력은 계속하겠지만 최근 여건 변화를 고려해 지원목표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보증공급 확대에 따른 위험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자가 크게 줄은 데 더해 기업의 구조조정까지 본격화되면 일시적으로 고용 악화가 심화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취업자가 21만9000명 줄어 10년 2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임금근로자는 오히려 7만9000명 늘었다.
여태까지의 고용 한파에는 기업 구조조정의 영향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대신 여성의 경우에는 전체 일자리 감소의 96%인 21만1000명 줄은 가운데 비임금근로자(-17만3000명)뿐만 아니라 임금근로자(-3만7000명)도 크게 줄어 기업 구조조정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경기회복을 본격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실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월간 노동리뷰'에서 "지난해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의 60% 이상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경기침체로 대량 실업실의 최선방에 놓인 비정규직, 자영자 등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고용보험제도가 실직자에 대한 실업급여 지급에만 그치는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보험제도가 직업안정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거나 개인별 재취업을 돕는 등 실질적인 고용 지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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