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시장 폭락으로 반토막 났던 펀드들이 최근 증시 강세로 하나 둘 원금을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말 저점에 가입한 펀드 수익률은 기존 펀드대비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90포인트(-0.44%) 떨어진 1559.47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저점(2008년10월24일, 938포인트) 대비 66.25% 오른 수준.
정부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1000선이 3년4개월만에 붕괴되자 증시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장기보유 적립식 국내 주식형펀드 및 채권형펀드에 일정비율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업계도 '1인 1펀드 갖기', '장기투자문화 지키기' 등 장기투자 유도를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이에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을 선두로 각 증권가 수장 및 임원진 다수가 장기투자형 펀드상품에 공식.비공식적으로 가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광우 전 위원장은 지난해 10월28일 '한국밸류10년펀드'에 매월 50만원씩 적립하는 적립식펀드 2개에 가입했다. 이정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황건호 증권업협회 회장은 각각 한국투자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대신부자만들기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에 가입해 매월 100만원씩 적립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수장 가운데는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작년 10월15일 '하이투게더인덱스증권투자신탁1호 (주식-파생형)'에,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이 11월26일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 1(주식)'에 각각 매월 100만원씩 적립하는 펀드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각 본부장 및 협회, 업계 임원 등이 같은 시기 '한국투자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C)' 등 비과세혜택이 있는 장기투자펀드에 매달 30~100만원 적립하는 펀드에 가입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이들이 가입했다고 알려진 펀드(총 8개)의 누적수익률은 평균 30.16%에 달했다.
수익률 추정은 최초 가입시를 제외하고 매달 말일 각 펀드에 정해진 금액을 이체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각각 개인별 가입조건을 고려해 수익률을 추정한 결과, 이 시기에 펀드에 가입했다고 알려지는 증권가 수장 가운데 김봉수 부회장이 누적수익률 31.1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금 900만원으로 280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어 서태환 사장과 이정환 이사장이 각각 수익률 26.61%로 266만원(원금 1000만원), 26.15%로 235만원(원금 900만원) 수익을 올려 그 뒤를 이었다.
증시 안정을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가입한 펀드가 효자가 돼 돌아온 셈이다. 이는 지난해 10월과 11월분 수익률이 60%를 상회한 탓이다.
한편 지난 2007년 펀드붐이 일었던 당시 10월31일(코스피 2064.85포인트)을 기준으로 국.내외 주식형펀드(설정액 상위 3개 펀드 기준)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들은 4일 현재 각각 평균 8.73%, 7.56% 수익을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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