玄회장, 7박8일 어떻게 보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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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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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8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17일 '금의환향'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북한 내 행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초 2박3일 일정으로 출발한 현 회장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5차례나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북한에 머물러 수많은 억측을 낳았다.

그러나 현 회장이 이날 귀환하면서 내놓은 발표문과 기자회견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그의 행적을 둘러싼 궁금증이 어느 정도 풀린다.

현 회장 일행은 지난 10일 오후 1시50분께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육로로 평양 방문길에 올랐다.

북한이 육로 통행 시간을 오전 9시, 10시, 11시 등 하루 3차례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면 오후의 육로 개방은 이례적 일이었다.

발표문에 따르면 현 회장은 방북 길에 오른 당일 개성∼평양 간 육로로 평양에 도착해 백화원 초대소를 숙소로 제공받았다.

평양 대성구역 임흥동에 위치한 백화원 초대소가 2000년과 2007년 제1,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숙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회장은 극진한 환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환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것임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방북 사흘째인 13일 현 회장은 북한에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났고 같은 날 오후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가 136일 만에 전격 석방됐다.

13일부터 현 회장은 5차례 체류 기간을 연장했다.

귀환 전날인 16일 정오 김 위원장을 만나기에 앞서 현 회장은 금강산 및 개성관광 등 사실상 중단됐던 대북사업 재개 방안 등 주요 현안을 차분히 정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 회장은 16일 김 위원장을 면담하기 위해 평양에서 묘향산으로 자리를 옮긴다.

면담은 낮 12시부터 오찬을 겸해 4시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현 회장은 발표문을 통해 전했다.

평안북도에 있는 묘향산은 평양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승용차로 가면 2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은 1981년 11월 묘향산 호랑령에 전용 별장(특각)을 착공해 1984년 7월 완공했고 인근에는 세계 각국에서 들여온 7만3000여 점의 선물을 보관하는 6층짜리 건물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주석은 1994년 7월7일 묘향산 별장에서 갑자기 심장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난 곳도 김 주석 시절에 건축된 특각일 가능성이 크며 이는 현 회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예우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을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을 만난 현 회장 일행은 평양 백화원 초대소로 돌아와 하룻밤을 묵은 뒤 17일 오전 9시30분께 북한 측에 제공한 차량편으로 남측으로 향했다.

현 회장은 개성 공단 내 현대아산 개성사업소에 들러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의 영접을 받은 뒤 북한 출입사무소에서 월경절차를 밟았다.

이어 대기 중이던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이날 오후 2시23분께 마침내 도라산 CIQ를 통과해 국내로 들어왔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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