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대기업 투자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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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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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5일 소득세와 법인세를 낮추는 대신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내놓은 세제개편안에 대해 산업계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소비위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민생안정과 지속성장, 재정건전성 확보를 목표로 하는 세제개편안의 전반적인 취지에 공감한다"며 "서민과 중산층 그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세제지원을 추진하고, 낮은 세율과 넓은 세원이라는 세제개혁의 방향을 설정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경총은 "30년 가까이 유지돼온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의 갑작스런 폐지와 냉장고, TV 등 국민생활 필수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부과 등의 조치는 경기회복 기조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을 배려한 내용을 많이 담은 이번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환영 쪽에 한층 더 무게를 실어 논평했다.

기중앙회는 "최근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환영했다.

특히 폐업한 영세자영업자의 경제활동 재개를 지원하기 위한 세금징수 면제, 소상공인공제부금에 대한 소득공제 일몰규정 삭제 및 중소기업 가업상속 시의 공제요건 완화 조치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대기업에서는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와 가전제품 개별소비세 부과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들을 겨냥한 조치들이 투자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한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더 강했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 중인 철강, 전자업계는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투자 계획의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미 세워 놓은 투자계획들이 기본적으로 임시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는 전제하에 짜였다는 이유에서다.

올해의 국내 설비투자액만 4조7천억원에 이르는 포스코는 내년까지 각각 1조원 이상 투자되는 광양 후판공장과 포항 신제강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인데 이번 조치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 LCD 분야 등에 해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한 삼성전자도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받아 절감한 연간 수천억원을 다시 설비투자에 사용해 왔지만 이번 조치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법인세가 내리더라도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에 따른 부담 증가를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말로 임시투자세액공제가 종료되는 것에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대형 제품에 개별소비세가 부과돼 타격을 입게 된 전자업계는 이 조치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실물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염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부 계획대로 5%의 세율을 적용했을 때 50인치 대형 PDP TV는 230만원에서 245만 원으로, 25평형 에어컨은 260만원에서 276만9000원으로 가격이 오르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재정 건전성 유지 등 정부의 어려움은 이해가 가지만 업계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부과는 소비자와 산업계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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