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풋백옵션 이행 3개월 앞으로 다가와
금호생명 매각 무산... 1500억원 증자 필요
강남터미널 매각가격도 20~30% 할인 불가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생명 매각 무산에 이어 강남터미널까지 매각 차질을 빚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내놓은 금호생명, 강남고속터미널 등의 매각 협상이 지연되고 있어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대우건설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그룹측의 속앓이는 계속되고 있다.
먼저 금호생명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인 칸서스자산운용에서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무산 위기에 처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그룹측에 금호생명 매각이 이달 말까지 성사되지 않을 경우 1500억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호생명이 지급여력을 150%로 높이려면 최소 1500억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2011년부터 적용되는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RBC)에 따른 지급여력비율 150%를 맞추려면 2300억원가량을 증자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금호생명의 매각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금상황을 감안했을 때 증자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금호생명의 대주주는 금호석유화학이 23.83%, 아시아나 항공 23.14%, 금호산업이 16.16% 등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아시아나항공은 작년부터 적자를 거듭하고 있으며 금호석유화학도 최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다. 금호그룹 계열사에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큰 기대를 걸었던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매각 문제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강남터미널은 금호산업이 전체 지분의 38.74%를 보유한 1대 주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강남터미널 지분에 몇몇 과점주주의 지분을 모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강남터미널 지분을 30년 이상 보유해온 과점주주들이 이번 지분 매각에 우호적이지 않은데다, 거론되는 가격에 대해서도 불만족스러워해 금호산업 보유지분인 38.74%만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이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확보하게 될 현금도 당초 기대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분 매각 상대방인 코아에프지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없게 된 이상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기는 어렵다며 매각가를 20~30% 가량 깎자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매각도 지지부진하다.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국내기업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과연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우건설 풋백옵션 이행 대금을 어떻게 마련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