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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학규 "명분없는 싸움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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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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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장안지역 불출마 선언···정동영 의원과 차별화 전략 의견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년6개월짜리 금배지의 미련을 벗어버렸다. 당의 간곡한 출마요청에도 손 전 대표는 10월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차기 대권후보를 노리는 손 전 대표에게 수원 장안지역은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할 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명분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지역구를 버리고 텃밭으로 돌아가 손쉽게 금배지를 다는 것이 과연 국민들을 납득시킬 만한 명분이 있는 일인지 숙고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멀더라도 옳은 길을 가는 것만이 지름길이라는 믿음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는 손 전 대표의 말에서 이 같은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차기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 조만간 복당할 것으로 보이는 정동영 의원과의 차별화를 꾀하려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4월 재보선에서 민주당을 탈당하면서까지 텃밭 전주 덕진에 출마해 당선됐다. 또 전주 완산갑에 출마한 신건 의원을 지원, ‘무소속 동반’ 당선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금배지를 얻기 위해 당도 버리고 명분도 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반면 손 전 대표는 자신은 불출마하지만 선거 내내 수원장안에 머물면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할 뜻을 밝혔다.

손 전 대표 측은 “대선후보 경선까지 치른 분이 종로 지역구를 버리고 텃밭에 출마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 전혀 명분이 없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대신 수원에 상주하면서 전폭적으로 선거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선 승리 가능성도 불출마선언에 한몫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50%대에서 자리 잡고 있으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수원장안은 손 전 대표에게 유리한 지역은 아니었다. ‘0 대 4’라는 전패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가 거물급 인사를 끌어들이려 했던 것처럼 수도권 지역은 격전지가 될 공산이 컸다.

무리하게 나섰다가 재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손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았다. 이미 200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과 18대 총선에서 패배한 바 있는 손 전 대표에게 또다시 패배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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