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험료, "모두 적립 안된다"

연금보험에 가입해 내는 보험료 중 약 9%가 사업비로 떼이며, 실제 저축되는 금액은 90%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생명이 지난 2001년 연금보험 상품에 가입한 김모(60)씨에게 공개한 보험료 구성 내역을 살펴보면 월 보험료 42만2940원 가운데 사업비가 3만9180원이다.

사업비 별로는 신계약비가 1만2200원, 유지비가 1만4280원, 수금비가 1만2700원이다.

변액연금은 20년 납입 상품의 경우 사업비율은 약 6∼8%이고 납입기간이 짧으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매달 낸 보험료 가운데 연금으로 저축되는 금액은 41만2200원인데 여기서 사업비를 떼고 나면 순수하게 적립되는 금액은 37만5900원으로 줄어든다.

나머지는 위험보험료로 사망 시 보험금이 나오는 내용의 주계약이 2640원, 정기특약 7400원, 재해사망특약 700원이다.

김씨는 "내는 보험료가 모두 적립되는 줄 았는데 실제는 큰 차이가 났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설계사는 7년간 납입하면 확정이율 연 5.5%를 적용받아 연금 개시 후 연 411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올해 연금을 받으려하니 연 323만원만 받을 수 있다는 통보했다"고 말했다.

힘든 형편에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약관 대출을 받아가면서 어렵사리 보험계약을 유지해왔는데 1년에 100만원 가까이 적게 받게 된다니 분통이 터진다는 것이다.

김창호 소비자원 박사는 "보험사들은 예시금액이 변경될 수 있다는 문구 한 줄 덕분에 아무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며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보험사들이 홈쇼핑에서 연금을 팔면서 사업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어 피해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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