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통올림픽'으로 일컬어지는 '아·태 소매업자 대회'가 14일 개막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아시아태평양소매업협회연합, 한국소매업협의회가 공동 개최하는 이 대회는 2년마다 역내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가 모여 유통업의 미래를 조망하고 정보 교류를 통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행사다. 한국에서는 지난 1985년 제2회 대회 이후 24년만에 다시 개최하는 것이다.
'유통, 생활과 경제의 미래창조'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에는 국내·외 172개 업체가 참가해 말하는 스크린과 지능형 탈의실, 무인마트 등 유통 신기술과 미래 매장의 모습을 선보인다.
쟁쟁한 유통 거물들도 한 자리에 모인다. 나카무라 타네오 아·태소매업협회연합 회장을 비롯해 더글러스 통쉬 대만 원동그룹 회장, 지엔종 우 중국 우마트 회장 등 23개국 1100명의 해외 유통업계 인사가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해 신동빈 롯데쇼핑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이사,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 등이 나왔다.
손경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현대 유통업은 단순한 상품중개에서 벗어나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정보를 확산시키는 경제의 중추신경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로 역내 협력을 증진시켜 공동 번영의 계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혁신적인 친환경 상품을 제공하려는 유통업계의 의지와 IT기술을 응용한 물류시스템 확립 등의 실천적 노력이 녹색성장에도 큰 몫을 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임 후 기업인과 첫 만남을 가진 정운찬 총리는 축사를 통해 "미래의 유통산업은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고품격 종합서비스업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며 "이번 국경을 넘어선 유통인들간의 협력은 아·태 지역의 공동번영을 이끄는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회식 이후 진행된 CEO 컨퍼런스에서는 아시아 소매업 성공을 위한 조언이 이어졌다.
세계적인 브랜드 전략 전문가 마틴 롤 벤처리퍼블릭 대표는 "아시아 기업들은 향후 5∼10년간 가장 빠른 경영환경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브랜드에 대한 통찰력과 지식, 시각 등을 갖추면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유통기업의 사회환원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정직과 신용, 끊임없는 신상품 개발로 많은 재산을 모은 조선시대 여성 유통인 '만덕'은 사랑과 나눔의 미덕을 갖췄던 인물"이라며 "유통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진정성에 바탕을 둘 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유통계 석학(해외 41명, 국내 27명)들이 연사로 나서 주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분과세션에서는 '글로벌 유통산업 동향과 성공전략'이라는 대주제로 △최신 동향 △마케팅 △리테일 아시아 라운드 테이블 △성공전략 △머천다이징(상품 기획·구매) △회원국 현황보고 등 6가지 주제로 토론이 열렸다.
국내 유통업체는 유통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오는 11월 말까지 대규모 할인 행사인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진행한다.
김상열 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대회는 한국 유통산업의 위상을 제고하고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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